갯바위 천공 문제와 국립공원공단의 해결책
섬 해안가 등을 두르는 울퉁불퉁한 지형을 갯바위라고 합니다.
밀물과 썰물이 원활히 드나들면서 자연적으로 복잡한 수중 구조가 형성돼 물고기들에게 좋은 서식처가 됩니다.
거문도 갯바위는 이러한 이유로 많은 낚시꾼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낚싯대를 고정하려는 사람들이 갯바위에 전동 드릴로 구멍을 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백 개 이상의 구멍이 국립공원을 뒤덮으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의 특단 조치
국립공원공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첫 번째 조치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갯바위들에 일정 기간 출입을 막는 ‘갯바위 생태휴식제’를 도입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구멍들을 복원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12일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다도해해상공원 여서도에서 지역주민, 낚시객, 시민단체 등과 함께 갯바위 천공 700여 개를 복원했습니다.
이는 처음으로 뚫린 구멍을 메운 사례입니다.
천공 복원 방식
천공 복원은 구멍의 지름과 깊이에 맞춰 미리 만들어둔 ‘촉’을 접착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 촉은 갯바위와 비슷한 색의 돌가루(석분)에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접착제(바이오폴리머)를 섞어 만듭니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3차례 자문과 시험을 거쳐 적절한 복원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여서도에서의 천공 복원
여서도에서 700여 개의 천공을 복원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천공이 많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2022년 천공이 심한 4개 낚시 포인트를 조사한 결과 1㎡당 2.23개의 천공이 발견됐습니다.
여서도의 특성상, 이번에 복원한 곳은 전체 면적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번 여서도를 시작으로 해상해안국립공원 전역으로 천공 복원 작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법적 문제와 낚시꾼들의 행위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납을 녹여 낚싯대를 고정했다면 요즘엔 천공을 뚫어 거치대를 고정하는 방식이 낚시꾼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자연공원법상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훼손 행위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갯바위를 뚫는 것은 불법입니다.
낚시 자체는 가능하지만 쓰레기 투기와 취사, 야영 및 훼손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낚시꾼들이 몰리는 곳은 생태와 경관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수산 자원이 고갈되기까지 합니다.
갯바위 생태휴식제 시행
이에 국립공원공단은 갯바위 지역의 출입을 통제해 자연성 회복을 유도하는 ‘갯바위 생태휴식제’를 시행 중입니다.
갯바위 생태휴식제가 시행되면 어린 물고기가 자라 다시 알을 낳을 수 있을 정도의 기간, 즉 3년 간 출입이 통제됩니다.
2021년 거문도 서도 일부에서 시범 사업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거문도 전역과 여서도, 모개·초양도, 연대도 등 4개소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달부터는 경남 통영의 미륵도 연명해변도 갯바위 생태휴식제 대상이 됐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의 향후 계획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은 경관과 생태계의 우수성이 입증된 곳인데, 총에 맞은 것처럼 갯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다”며 “복원을 하는 동시에 관리와 계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국립공원공단은 갯바위 천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갯바위 천공 문제와 국립공원공단의 해결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